직선으로만 이루워진 케이스는, 자칫 단조로워보일 수 있는 디자인을 곳곳에 프리즘으로 보완하여 상당히 멋진 인상을 보여줍니다. 액정 베젤은 검은색으로 처리하여 덜 두껍게 보이고, 검은색이 진짜로 검은색인 OLED이기에 완전히는 아니지만 액정과 베젤의 구분이 잘 보이지 않아 상대적으로 액정도 넓어보이는 효과도 있습니다. 특히 기본 UI가 검은 바탕에 흰 글씨라서 더욱 그렇죠.
산화피막처리된 알루미늄으로 뒷부분을 마감한 Zune HD는, 헤어라인 처리 덕분에 상당히 고급스러워보입니다. Z,U,N,E 글자를 조합한 준의 로고, 적나라하게 나와있는 나사, 매끄럽고 이질적으로 느껴지지 않을 정도로 적당히 차가운 감촉, 지문을 남기지 않는 외관 등은 과연 하드웨어의 명가구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무엇보다 뒷면이 평평해서 책상위에 올려놓으면 상당히 안정적인게 아이팟 터치와 비교가 됩니다. 가히 숨막히는 뒷태입니다
그립감은 상당히 좋습니다. 특히 조금 파여있는 옆부분이 그립감을 향상시킵니다. 처음 기기를 들어보면 그 가벼움에 놀랍니다. 터치 다이아몬드가 거의 같은 사이즈인데, 다이아가 무겁게 느껴지긴 처음입니다. 물론 묵직한 것이 조금 더 신뢰가 가고 고급스럽게 느껴질수도 있겠지만, 일단 케이스의 재질감이 워낙에 우월하기 때문에 가볍다고 싸게 느껴지진 않습니다.
이어폰과 USB 단자는 하단에 있고 전워 버튼은 상단에 있습니다. USB 선을 뺄때는 별다른 버튼 없이 그냥 빼면 빠집니다. 한가지 불만인게, 전원버튼이 평평하게 되어있어서 누를때 버튼 앞뒤의 각진 부분 때문에 조금 깊게 눌러줘야 합니다. 말 많은 사이드 버튼은 볼륨 버튼이 아니라 미디어 버튼으로, 누르면 이전곡/다음곡/볼륨/재생/일시정지가 뜨는데, 이건 또 나름대로 편하다고 생각합니다. 안보고 볼륨을 조절할 수 없다고 하는데, 조절 가능하고요, 편한건, 어느 화면에서나 이전곡, 다음곡을 클릭 하나로 접근할 수 있다는 점이죠.
액정의 품질이나 터치감도에 대한 얘기 전에 액정의 감촉에 대해 얘기하고 싶습니다. 일단 의외의 저항감이 느껴집니다. 때문에 지문도 더 쉽게 남고, 터치 스크린을 찍는데에는 문제 없지만 스와이프할때나 스크롤 할땐 가끔 힘을 조금 더 써야합니다. 따라서 매끄러운 재질의 액정보호지가 필수입니다.
화질은.....하........역시 OLED, 사랑합니다. 그냥 보면 별다른 느낌이 없는데, (그냥 검은색이 검다 정도?) 비교를 하니 그 차이가 상당히 크더군요.
아이팟 터치와 비교를 해봤습니다. 위의 사진만으로도 차이가 나지만 실제로 보면 그 차이가 더 큽니다. 특히 저 첫번째 녹색 새의 뒷모습은 준과 아이팟과 차이가 엄청납니다. 마지막 니콜양도 비교하면 아이팟은 완전히 시체색 ( ..)
또 위의 두번째 비교 사진에서 보실 수 있듯이 검은색의 표현이 의외로 큰 역할을 해서 전체적인 화질이 굉장히 좋습니다. 때론 대비(컨트라스트)가 너무 강해보일때도 있지만 역시 물빠진 색감보단 낫죠.
터치 감도는 정전식 답게 좋습니다. 감압식처럼 꾸욱 누를 필요 없이 스윽 스치기만 해도 인식이 되니 많이 편합니다. 하지만 Zune HD의 경우 터치가 편한 이유는 터치스크린 방식 때문만이 아니고 UI 덕이기도 합니다.
자, 이쯤에서 UI로 넘어가보죠.
준의 락 화면입니다. 위로 밀어 올리면 메인 화면이 나오는데, 저대로 두면 퉁퉁 락화면이 뜁니다, 위로 올리라고.
시계는 하얀색에 테두리는 없습니다. 그렇다면 흰 락화면에선 시간을 어떻게 볼까하는 의문이 들었는데, 자세히 보니 숫자 뒤로 이미지가 어둡게 처리됩니다. 참고로 날짜를 세팅하는 방법이 없습니다.
개인적으론 아이팟 터치의 락스크린은 큼지막한 시계와 ‘밀어서 잠금해제’가 그림을 많이 가려서 아쉬웠는데, 오히려 마이크로소프트에서 단순함을 보니, 재밌네요.
메인 화면은 많이 보셨을테니 넘어가고요 (위 사진에서 오른쪽으로 나온게 메인입니다).
보조 화면입니다. 메인 화면에서 홈 버튼을 누르거나 왼쪽 부분을 누르면 뜹니다. 여기서 다시 메인으로 돌아가려면 홈 버튼을 누르거나 오른쪽 부분을 누르면 되죠.
이 보조화면에선 현재 재생중인 것, Pins, 그리고 히스토리를 보여줍니다. Pins는 기기 내의 모든 매체를 바로 불러올 수 있게 하는 기능인데, 특정 라디오 주파수든, 그림이든, 영상이든, 노래든 재생리스트든 누르고 있으면 나오는 서브메뉴에서 이 보조화면에 고정시킬 수 있습니다. 위의 경우 ‘Recent’라는 재생리스트를 고정시킨겁니다. 이게 상당히 유용합니다다. 굳이 여러번 클릭해서 재생리스트 찾을 필요 없이 보조화면에서 바로 가니까요. 히스토리는 말그대로 듣거나 봤던 것들을 그대로 보여줍니다. 그래서 야구 동영상 보실 분들에겐 이 기기는 아웃이겠습니다.
전체적인 UI는 세련함이 크게 돋보입니다. 아이팟 터치가 화면을 유연하게 넘기는 것이었다면 Zune HD는 이것을 한단게 끌어올려서 화려함을 선사합니다. 위에서 터치감도가 좋은 이유가 UI 덕이라고도 했는데 그 이유는 버튼이 다 큼직해서입니다. 단순하죠? 근데 그게 진리입니다. 뭣보다 바로 뒷하면으로 가려면 거의 항상 스크린의 윗부분을 클릭하면 된다는 것입니다.
네, 재생화면입니다. 에픽하이는 뭔가 허전하고 비기는 안그렇죠?
전 Zune HD와 아이팟 터치 사용자가 추구하는 것은 꽤 다르다고 생각합니다. 아이팟 터치는 막강한 앱스토어를 기반으로 캐쥬얼 게임기이자 여러가지 일들을 할 수 있는 포켓 컴퓨터의 일종이지만, Zune HD는 순수히 음악을 듣는 즐거움만을 추구하는 기기라고 봅니다. 물론 Zune HD에도 게임이 들어갈 예정이고 마켓플레이스도 있지만, 음악을 즐기는데 도움을 주는 수많은 부수적인 요소와 세심함은 높이 평가할만하다 생각합니다.
먼저 보이는 것부터 들어가보죠. 위 사진의 경우 보시다시피 비기 재생화면에는 바탕에 비기 사진이 들어갑니다. 이 아티스트 사진 및 바이오그래피는 기기와 컴퓨터가 싱크할때 준 소프트웨어가 Zune Social이라는 마이크로소프트의 음악 커뮤니티로부터 정보를 받아옵니다. 준의 연결 상태는 3가지가 있는데,
Connected - 연결이 되어있고 준 소프트웨어가 열려있습니다. 이 상태에서 소프트웨어를 닫으면 컴퓨터 인터넷을 통해 기기에서도 인터넷이 가능해집니다. 마치 윈도우 모바일 폰의 엑티브 싱크와 비슷한 상태인거죠. Syncing - 싱크 중 Sync complete - 넣어야할 곡들이 모두 들어간 상태입니다. 케이블을 빼도 되지만 이 때 준 소프트웨어가 아티스트 사진과 정보를 찾아서 넣습니다. 모두 찾았다면 다시 Connected 상태로 되돌아가는데, 따라서 준을 싱크할땐 complete가 떴다고 빼지 마시고 connected가 될때까지 기다리세요.
상당히 충실한 바이오그래피와 (꽤 깁니다) 아티스트 사진, 그리고 비슷한 아티스트까지 들어갑니다. 무선랜이 연결되어있으면 바로 해당 아티스트 페이지로 넘어갈 수 있고요, 이때 들어가는 페이지는 웹페이지가 아니라 그냥 기기 내에 들어 있는 다른 앨범 보듯이 보여줍니다. 여기에 Zune Pass까지 있다면 바로 무제한으로 들을 수 있죠.
한가지 아쉬운건 주로 미국에 발매된 앨범들의 정보만 있다는 겁니다. 에픽하이도 바이오그래피가 있지만 (이건 조금 놀랬습니다) 사진은 없더군요. 만약에 준이 아티스트 정보와 사진을 찾을 수 없다면 사용자가 직접 입력해넣는것도 좋을텐데 아직은 그런 기능이 없습니다. 현재 공식 준 포럼에서도 이러한 요구가 자주 보이는데, 과연 될지는 모르겠습니다. 마이크로소프트의 준 팀에서 답변을 가끔 써서 모니터링 하고 있다는 것은 확실한데 말이죠.
아무튼 이런 흥미로운 요소들 말고도 재생에 있어서 기본기도 탄탄합니다. 제가 여태껏 사용해봤던 미디어 재생기기 중에서 음악을 자유롭게, 원하는대로 듣는데 가장 편했던 기기가 락박스 커스텀 펌웨어를 설치한 코원 X5였는데, 여기에 상당히 근접하고 있다고 봅니다.
그 이유는 바로 ‘지금 재생중인 재생리스트’입니다.
왼쪽은 Music -> Playlist -> Now Playing으로 들어간거고 오른쪽은 지금 재생중인 화면에서 현재 곡 이름 아래에 작은 글씨로 다음 재생 될 곡이 나오는데 그 부분을 클릭하면 뜹니다.
Zune HD에서 재생 리스트를 선택하거나 앨범을 선택하면 그 전부가 임시 재생리스트인 ‘지금 재생중인 재생리스트’ (Now playing playlist)로 넘어갑니다. 이 임시 재생리스트를 통해서 여러 재생리스트를 섞을 수 있고요, 원하는 앨범이나 아티스트도 통째로 넣을 수 있습니다. 이런 면에선 아이팟의 On-the-go 재생리스트와 비슷한데 훨씬 더 발전된 형태입니다. 아이팟의 on-the-go는 기기에서 만들어낸 재생리스트 일뿐, 일반 재생리스트와 다를게 없습니다. 하지만 준의 ‘지금 재생중인 재생리스트’는 말한대로 임시 재생리스트로서 가볍게 만들 수 있고, 아니면 그 임시 재생리스트에 들어간 곡을 토대로 새로운 재생리스트를 만들 수 있습니다. 물론 키보드가 있으니 그 이름도 정할 수 있죠. 왼쪽 사진에서 디스켓 모양이 저장하기 입니다.
또한 ‘지금 재생중이 재생리스트’는 단순히 재생리스트가 아니라, 재생되는 순서입니다. 보통 일반 기기에서 재생리스트를 랜덤/셔플로 돌리면 그 리스트에서 왔다 갔다 해서 다음 곡이 뭔지 모릅니다. 하지만 Zune HD는 재생 순서이기 때문에 랜덤이더라도 다음곡이 뭔지 알 수 있습니다. 따라서 위에 작은 글씨로 나오는 다음곡 정보, 랜덤일때도 뜹니다.
락박스의 경우 이 임시 재생리스트/지금 재생중인 재생리스트를 훨씬 더 자유롭게 편집할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서 지금 어떤 곡을 듣고 싶다!근데 딱 한번만 듣고 싶다, 이렇다면 그 임시 재생리스트에 곡을 임시로 추가하면,재생된 다음에는 자동으로 없어집니다. 바로 다음 곡으론 싫다면 그 재생 순서를 통째로 편집할 수 있습니다. 즉 랜덤 모드더라도 어느정도 자기가 원하는 순서대로도 재생이 가능하다는 겁니다.
아쉽게도 준에는 이 순서를 바꾸는 기능이나 재생리스트에서 삭제하는 기능은 없는 것 같습니다. 기기에서 곡 자체를 삭제하는 기능은 있지만, 재생리스트에선 없습니다. 물론 지금 재생중인 재생리스트를 비우는 기능은 있지만요.
어떻게 보면 너무 세세한것까지 신경쓰는 것일수도 있지만 음악을 많이 듣는 사람들에겐 고마운 배려이고, MP3의 가장 기본적인 재생 기능만으로도 그 편의성이 얼마나 많이 개선될 수 있는지 보여준다고 봅니다.
1. 이것 참, 쓰다보니 테그라를 ‘그외’에 넣어버렸군요.
테그라, 확실히 좋습니다. 720p 2700K짜리가 그냥 돌아가는걸 보면요. 대부분의 동영상도 무인코딩으로 재생이 가능할 성능이겠지만, 어쩌겠나요, 지원하는 코덱이 절망적인데.
2. Last.fm 지원
아시는 분들은 아실 라스트에펨. 마이크로소프트는 Zune Social이 그 역할을 대신하기 때문에 공식적인 지원은 기대하기 힘들 것 같습니다. 다만 현재 Zenses라는 MTP를 지원하는 기기들 (구형 준, 크리에이티브 및 기타)의 스크로블링을 해주는 프로그램이 Zune HD도 지원을 합니다. 문제는 Zune HD 자체가 재생 횟수를 제대로 카운트를 못한다는 것이죠. Zune Social에도 재생횟수가 제대로 안올라가서 마이크로소프트가 현재 이것을 확인했고 추후 펌웨어 업데이트를 통해 해결될 것으로 보입니다. 현재 알려진것은 재생 중인 화면에서만 재생횟수가 올라간다는 것. 즉 다른 짓을 하거나 화면을 꺼서 락 화면이 뜨면 재생횟수가 안올라간다는 말이 있네요.
3. 준도 아이팟처럼 사진 넣을때 알아서 리사이즈 합니다. 뭐 화질 좋으니까 봐줍니다.
4. WPA2 Enterprise (EAP+TTLS 등)을 현재 지원안합니다 .대개 대학교의 무선랜이 이 방식을 쓰는데 (아이디와 암호로 로그인) 마이크로소프트에선 이 사용자들의 요구를 알고 있다고 했고 추후에 업데이트가 될 수도 있다고 합니다 (확정된게 아닙니다).
5. 위에서 한번 언급 했지만, 아티스트 사진을 직접 넣을 수 없다는 점입니다.
6. 가사 미지원.
‘어플 9개로 어떻게 애플을 잡겠냐...’
이 반응은 한국과 해외, 공통적으로 존재합니다. 하지만 저는 다르게 생각합니다. 애플은 아이팟 터치를 앱으로 무장하기 위해서 개발자를 모집하고 개발 환경을 적극적으로 구축했습니다. ‘가장 재밌는 이이팟’으로 일컬어지면서 음악 재생만이 터치의 주 기능으로 보기 힘들어졌습니다.
이번 마이크로소프트의 Zune HD는 음악기기로서 음악 재생이 주 기능임을 확실히 밝히고 있습니다. 손색없는 디자인, 음악팬들에 대한 배려, 기본 기능의 재조명을 통해서 음악 애호가들의 환심을 사기엔 충분하다고 생각합니다.